여성의 아름다움을 위한
토탈 스타일링 샵,
피어나

91번째 이야기 / 2022.04.22

지하도상가는 날씨나 계절에 관계없이 다양한 가게를 한곳에서 볼 수 있어 매력적이다. 특히 천안역 지하도상가는 주변에 천안역과 많은 버스 노선이 있으며 제품 구매 시 주차권을 받을 수 있는 유료 주차장도 마련되어 있어 이용이 더욱 편리하다. 기자가 천안에 방문한 날도 비가 쏟아지는 날이었는데 천안 기차역 앞에 바로 지하상가 입구가 있어 편하게 방문할 수 있었다.

천안역 지하도상가를 걷다 보면 많은 상점만큼이나 독특한 가게 이름도 많아 간판을 유심히 읽게 되는데, <피어나>라는 예쁜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부쩍 따스해진 날씨와 함께 화사하게 피어난 봄꽃들을 떠오르게 하는 이곳은 화장품부터 의류, 액세서리까지 다양하게 갖춘 곳이다. 그리고 이곳에서 천안이 고향이라는 최재선 대표님을 만났다.

피어나

코로나19와 함께 시작한 가게

천안역 지하도상가 121호에 자리한 <피어나>는 이제 막 3년 차에 접어들었다. 최재선 대표님은 가게 오픈 당시를 회상하며 코로나19와 함께한 것과 다름없다고 했다. “코로나19가 막 시작됐다가 잠시 주춤했을 때가 있었어요. 감염병이 점차 나아지고 있으니 이제 가게를 차려도 되겠다 싶어서 이곳을 선택했죠. 그런데 오픈하자마자 코로나가 더욱 심각해지더니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네요.”

많이 힘드셨을 텐데도 대표님은 밝게 웃으며 이렇게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즐겁고 좋다고 하셨다. 가게를 시작하기 전 직장인이었다는 그녀는 오랜 세월 직장에 다니다 허리가 안 좋아져 디스크 수술을 받았다. 첫 수술은 잘 끝났지만, 약 한 달 만에 재수술을 받게 됐고, 이것이 화근이 됐다. “디스크 수술이 잘못돼서 다리에 힘이 없고 잘 걷질 못해요. 의사선생님 말씀이 신경을 건드렸다고 하시더라고요. 몇 년이 지났는데도 아직까지 걸음을 잘 못 걸어요. 그런 상황에서 직장 생활을 다시 하기는 힘드니까 혼자 할 수 있는 가게를 해보자 생각했죠. 그래서 이렇게 나만의 일이 있고 내 일터가 있다는 것이 너무 뿌듯하고 좋아요.”

결혼 이후 지금까지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기에 남들보다 조금 빨리 가게 문을 닫고 귀가하지만, 가게에 있을 때만큼은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고 얼굴 찌푸리는 일 없이 항상 웃으며 손님을 맞이한다. 언제나 긍정적이고 밝은 그녀다.

피어나
피어나

화장품에서 옷까지

가게의 첫 시작은 화장품이었다. 직접 써보고 그 효과에 반했던 순수 화장품, ‘인셀덤’을 직접 팔아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서였다. 열혈 소비자에서 판매자가 된 것이다. 당시에는 오프라인으로만 판매되던 제품인데다 워낙 충성고객들이 많은 브랜드라 손님이 꽤 있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온라인에 풀리면서 무료 체험만 이용하는 고객들이 늘어났다. 이런 개인 매장은 상품 비치를 위해 한 번에 목돈을 들여 구매해야 하고 체험용 화장품도 개인이 부담하는 만큼 점차 화장품만으로는 가게 운영을 감당하기 버거워졌다.

그래서 서울에서 옷을 떼어 와 남는 공간에 배치했다. 따로 옷과 관련된 분야의 경험은 없었지만 의외로 손님들의 반응이 좋았고, 조금씩 다양한 종류의 옷과 함께 매치하기 좋은 액세서리류도 취급하기 시작했다.

피어나

가장 효자 상품이 된 것은 다름 아닌 마스크와 마스크 스트랩이었다. 대표님의 취향과 안목이 반영된 다양한 디자인의 마스크와 고급스러운 마스크 스트랩은 많은 이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지하도상가다운 부담 없는 가격도 인기에 한몫을 했다.

피어나

이제는 옷으로도 단골 고객들이 생길 만큼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은 <피어나>. 문득 가게 이름의 의미가 궁금해져 물었더니 웃으며 답이 돌아왔다. “처음 제가 판매하는 제품이 순수 화장품이었기에 바르고 얼굴이 화사하게 피어나라는 의미에서 지었었죠. 이제는 옷을 입고 봄처럼 활짝 피어나라는 의미가 되기도 하겠네요.”

최재선 대표님은 이제 화장품보다는 의류 쪽에 더 비중을 두려 고민 중이다. “인셀덤은 성분도 좋고 그만큼 효과도 좋아서 정말 추천하고 싶은 화장품이에요. 한 번 써본 분들은 계속 이것만 쓰실 정도여서 단골은 있지만 온라인에 풀리면서 신규 손님을 모으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졌죠. 그래서 향이 좋아 많이 찾는 샴푸, 바디로션, 멀티밤 같은 제품만 두고 나머지는 정리할까 고민하고 있어요. 그만큼 옷과 액세서리에 집중할 수 있으니까요. 의류쪽 단골손님이 더 많아지고 있기도 하고요.”

피어나
피어나

지하도상가의 매력을 가득 담은 <피어나>

지금 <피어나>에는 누구나 무난하게 입기 좋은 화사한 봄옷이 한창이다. 보다 좋은 퀄리티와 예쁜 디자인의 옷으로 채우기 위해 직접 서울에 방문해 제품을 고른다는 최재선 대표님은 고객들의 칭찬이 한없이 기쁘다고 한다. “저희 가게 옷이 원단도 좋고 디자인도 독특해서 예쁘다고 해주시는 손님, 그래서 자주 사게 된다고 해주시는 손님들의 말을 들으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어요. 그동안의 힘들었던 일들이 다 씻겨 내려가는 느낌이랄까요? 편하게 서울에 가지 않고 옷을 배달해 주는 서비스도 있지만, 그런 제품들은 제 성에 안 차더라고요. 직접 보는 것과 다르고요. 제 눈에도 그런데 고객들 눈엔 더 그럴 거잖아요. 여기까지 오시는 고객들을 생각해서 조금 수고스럽더라도 직접 서울에 가서 깐깐하게 골라 와요.”

앞으로 또 어떤 변화가 있을지 몰라도 당분간은 지금처럼 가게를 꾸려나가고 싶다는 그녀는 천안역 지하도상가에 유동인구가 많아지는 것이 딱 한 가지 바람이라고 전했다. “지금 이렇게 일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뿌듯하기에 큰 욕심은 없어요. 단지 하나 바라는 것이 있다면 이곳의 유동 인구가 많아지는 것뿐이죠. 가게에 손님이 많이 들어오시지 않아도 좋아요. 그냥 지나다니는 분들만 많아져도 더욱 힘내서 기쁘게 일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제 가게를 가진 것이 이번이 처음이라 이곳의 좋은 이미지를 가지는 것이 제 나름대로의 목표예요. 먼 훗날 돌아봤을 때 ‘지하상가에 가게를 차리길 정말 잘 했다’ 생각이 들 수 있도록요. 그러기 위해서 늘 최선을 다해 더 열심히 일하려고요.”

말을 마친 그녀는 비록 예전에 비해 상권은 많이 침체됐지만 주변에 주거시설도 대거 들어오고 있고, 원도심을 살리기 위한 많은 노력과 원도심에 애정을 쏟으며 매일 열심히 일하는 사장님들이 있기에 다시 좋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피어나

요즘은 많은 것들이 비대면으로 바뀌고 있고, 온라인 마켓이 활발히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오프라인의 매력은 직접 입어보고 써본 뒤 나에게 딱 맞고 잘 어울리는 제품을 살 수 있다는 데 있다. 특히 다른 곳과 다르게 정이 넘치는 지하도상가는 가격 흥정도 할 수 있어 보다 적은 부담으로 만족스러운 제품을 구매할 수 있어서 더욱 좋다.

나에게 잘 맞는 화장품이나 옷을 구매하고 싶다면 천안 지하도상가 쇼핑몰을 방문해 보는 것은 어떨까? 단, 매월 첫째, 셋째 주 화요일은 지하도상가 정기휴일이므로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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