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표 받던
명품 부대찌개
땡집

40번째 이야기 / 2021.05.20

이명수 대표는 오랜만에 TV 맛 집으로 소개되었던 그 시절의 추억사진 앞에 섰다.

연도를 살펴보니 2006년 1월과 3월이다. 그 때 당시에는 촬영하자고 연락 오는 방송국이 한 두 군데가 아니었다. 그 중에 두 번만 촬영에 응했다. 파도처럼 밀려드는 손님들 접대하는 시간에 촬영까지 한다는 것은 너무 복잡하고 힘든 일이었기 때문이다.

땡집에서 밥을 못 먹으면 데이트하던 연인들이 다투기도 했었다. 그 시절에 비해 손님은 줄었지만 맛은 그 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땡집

땡집은 왜 땡집일까

천안역 부근에 위치한 땡집은 평일엔 인근 사무실의 점심 손님들로 북적이고, 주말에는 다양항 여행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특히나 2,30대를 천안에서 보낸 중년들은 땡집을 모르는 이가 없다. 당시의 데이트 코스로 땡집에서 부대찌개를 먹었다는 사람을 아주 흔하게 만난다. 이름도 한번 들으면 잊어버리지도 않는다. 그래서 기자는 물었다. 왜 땡집이라고 지으셨나요?

“사람들이 좋은 일 생기면 땡잡았다고 하잖아요. 그런 의미로 땡입니다. 집은 누구나 편안한곳이고요. 외식이지만 내집처럼 편안하게 식사하시라고 집을 붙인 겁니다.”

땡집

처음 들었을 땐 이름이 웃기기도 하고 촌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뜻을 알고 나니 푸근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이명수 대표님도 그 이름을 34년간 바꾸지 않고 고수하고 있다. 최초 작명자는 34년 전에 땡집을 개업했던 처남이었다고 알려주었다. 그 처남은 화투를 좋아했는데 화투판에서도 ‘땡 잡았다!’하면 무조건 좋은 거라며 강력 추진했다고 한다. 처남은 4년 만에 다른 일로 전업했고 이명수 대표가 식당을 그대로 인수해서 지금까지 운영해왔다.

천안토박이보다 더 천안원도심을 사랑한 사나이


부여에서 태어난 이명수 대표님은 청소년기를 온양에서 보냈다. 결혼 후 처형이 땡집을 인수하라고 제안해서 아내와 함께 천안 대흥동에 들어와 30년 넘게 살고 있다. 30년을 살다보니 이제 천안이 내 고향 같다며, 원도심의 손이 많이 가고 남들이 귀찮아 안하는 치다꺼리를 솔선수범 해왔다. 그래서 상인들 사이에서는 ‘우리 동네 상인들 위해 일 진짜 많이 한 사람’으로 이명수 대표님을 인정하고 있다.

상권 활성화사업 예산 확보를 위해 사비를 써가며 연구 용역을 맡기고 공무원과 시장, 문화산업진흥원 관계자를 만나 협의하고 결국 활성화사업비 80억을 확보하는데 이대표의 숨은 공은 자타가 인정하고 있다. 지금은 상인회 고문을 지내면서 전임회장을 도와 그림자처럼 일을 해오고 있다.

최근 이명수 대표님은 서울로 출퇴근하며 새로운 일을 시작했다. 그래서 상인회 일을 전처럼 열심히 못하지만 명동이 멋진 문화거리로 거듭나기를 누구보다 바라고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다.

땡집

30년 전의 인기메뉴는 지금도 인기

땡집의 인기 메뉴는 역시 부대찌개다. 오랜 역사를 해온 만큼 노하우가 가득하기에 맛이 보장되어 있다. 다양한 사리와 함께하는 부대찌개는 든든한 한 끼의 점심식사로 손색이 없을뿐더러, 전날 밤 숙취에 시달리는 이들의 해장 메뉴로도 아주 인기가 많다고 한다.

땡집

이와 더불어 점심 특선 메뉴로 보쌈정식이 인기다. 다양한 밑반찬들은 하나같이 어찌나 깔끔하고 손맛이 느껴지는지, 단돈 만원으로 푸짐한 한상이 차려진다. 특히 밑반찬 하나하나에도 내공이 느껴지는데, 이는 박종임 대표님의 손맛에서 나온다. 정갈하면서도 식욕을 돋우는 밑반찬의 비결을 묻자 “재료 손질 하나부터 마무리까지 꼼꼼하게 신경쓰고, 정성을 다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듣고 보니 과연 반찬에서 박종임 대표의 꼼꼼함이 느껴지는 듯했다.

어르신을 모시고 오는 가족이나 아이가 함께 오더라도 내 집 같이 편안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박종임 대표님은 아름다운 미소로 고객을 맞는다. 점심식사를 하고 대화가 길어질 때는 깔끔한 커피도 내려준다. 손님이 줄어들어 이런 추가 서비스도 가능해졌다.

땡집

예전만큼 장사가 안 된다고는 하지만 아직 점심시간이면 인근 직장인들이 몰려나와 앉을 자리가 없다. 코로나 이전에는 자리가 없어 돌아가는 손님들도 많았는데, 요즘은 요일마다 기복이 있다. 손님이 많은 날도 있고 거의 없는 날도 있다. 인건비 절약을 위해 식당운영은 평일엔 아들과 부인 박종임 대표님이 하고 있고 주말에만 이명수 대표님이 함께 하고 있다.

땡집

옛날에는 천안역에서 땡집 앞 골목을 지나 시청을 갔다. 식당에 방문하지 않더라도 땅바닥이 반질거리도록 사람이 드나들었다. 지금은 사람이 줄었지만 대신 손님과 대화도 나눌 수 있는 여유가 있어 마음이 따뜻하다는 대표님들의 말씀에 어서 빨리 예전처럼 돌아오길 간절히 바랬다.

따스한 봄 햇살이 빛나는 땡집 골목에는 오늘도 구수한 부대찌개의 향기가 발길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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