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전통시장에서
신선한 채소와
생선을 만날 수
있는 곳
천안수산

46번째 이야기 / 2021.05.21

천안역 역전시장을 지나다 보면 다양한 볼거리가 반긴다. 그리고 그 한쪽에 밝은 간판과 함께 다양한 채소, 생선이 놓인 천안수산이 보인다.

채소면 채소, 생선이면 생선. 어느 하나를 선택하는 게 일반적인데, 두 가지 품목을 모두 판매하는 천안수산의 모습은 신선하다. 신선한 식재료를 판매하는 신선한 모습의 가게. 천안수산을 책임지는 이상조 대표와 함께 이야기를 나눠봤다.

천안수산

이제 반 년된 초보 장사꾼

가게 안으로 들어가자 깔끔하게 정리된 내부가 눈에 띄었다. ‘무심한 듯 시크하게’라는 문구처럼 채소나 생선이 투박하게 놓인 것 같지만,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그 안에는 열심히 쓸고 닦아 관리한 흔적이 보인다. 밝은 얼굴로 맞은 이상조 대표는 ‘천안수산’을 개점한 지 6개월된, 이른바 ‘초보 장사꾼’이다.

천안수산

하지만 초보 장사꾼이라고 하기엔 가게 이곳저곳에 관록이 느껴진다. 채소와 생선을 동시에 취급하는 형태의 가게를 기획하고 열게된 계기를 묻자 이전부터 물류업을 해왔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오랜 시간 동안 가락동 가락시장과 노량진 수산시장을 오가며 채소와 생선의 유통을 맡았다. 그제서야 곳곳에서 느껴지는 ‘고수의 향기’가 이해됐다.

“예전부터 했던 일이 잘 안 돼서 부도가 난 적이 있어요. 그래서 장사를 하고 싶었는데 여건이 안 됐었어요. 그래서 그동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이번에 비로소 장사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 장사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천안수산

성실함으로 인정받은 천안수산


다양한 경험을 딛고 천안역 역전시장에 자리잡은 천안수산. 장사 6개월 째인 지금은 단골도 많이 붙고 순항 중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순항에는 이상조 대표의 근면성실함이 바탕이 됐다. 매일 같이 이른 새벽 자리를 나와 대전과 천안을 오가며 큰 시장에서 물건을 받아온다고 한다. 채소와 생선을 각기 다른 곳에서 받아와야 하기에 더 부지런히 움직일 수밖에 없다는 이상조 대표. 시간은 바쁘지만 물건은 꼼꼼하게 고른다고 한다. 이는 이상조 대표의 경험에서 나오는 능력일 것이다.

또한, 고객을 단골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천안수산을 ‘흥하게’ 하고 있다. 고객이 선뜻 집어들 수 있는 합리적인 가격 책정은 기본이요. 제철 식재료나 다듬는 법, 보관법과 같은 간단한 질문에도 친절하고 꼼꼼하게 알려주는 이상조 대표의 모습은 한 번 찾은 고객을 두번세번, 나아가 단골로 만드는 비장의 무기다. 지금 고르기 좋은 제철 식재료를 추천해달라는 질문에 너무 좋은 게 많아서 고르기 어렵다며 혀를 내둘렀지만, 꼼꼼히 소개했다.

“채소는 오이, 무, 배추, 열무, 얼갈이...가 좋고 조금 있으면 햇감자가 나올 철이죠. 아, 쪽파도 빼놓을 수 없네요. 생선은 고등어, 오징어, 동태, 갈치 이런 걸 고르기도 좋고, 잘 나기기도 합니다.”

천안수산

‘꼴통’이 바라보는 천안 원도심

천안수산 아래엔 조금 독특한 이름이 붙었다. ‘꼴통네’라는 이름이 그것이다. ‘왜 꼴통네라는 이름을 붙였냐’는 질문에 이상조 대표는 멋쩍게 웃으며 과거에 천방지축인 시절이 있었고, 그때 붙은 별명을 그대로 갖고 왔다고 답했다.

천안수산

새로이 천안 역전시장에 자리를 잡은 만큼, 신선한 시각으로 시장을 볼 수 있을 이상조 대표. 앞으로 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서 필요한 것으로 ‘인프라’를 꼽았다. “시장에서 볼거리가 좀 더 다양했으면 좋겠어요. 노점도 좀 있었으면 하고요. 상인회에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좀 더 인프라가 늘어나면 볼거리도 있고, 가격도 저렴한 시장으로 사람들이 찾지 않을까요?”

천안수산

전통시장으로 사람을 이끄는 저렴한 가격은 충분히 맞출 수 있다며 이상조 대표는 덧붙였다. “저희 가게는 저렴한 가격도 특징입니다. 손해보고 장사한다는 말은 거짓이겠지만, 시장을 찾아주시는, 그리고 저희 가게를 찾아주시는 고객이 기분좋게 쇼핑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좀 비싸다하면 시장 특유의 에누리도 있으니까요. 많이 찾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가게 매출도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코로나19가 심해지면서 과거에 비해 매출이 절반가까이 줄어 조금은 어려워졌지만,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을 기대한다는 이상조 대표. 오늘도 가게를 찾는 고객들을 위해 가게를 정돈하는 그의 모습에서 장사에 대한 열정이 느껴졌다.

천안수산의 신선한 채소와 생선을 만나보려면 천안역 역전시장을 찾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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