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단 하나뿐인 존재
TODAY IS
YOUR BIRTHDAY

141번째 이야기 / 2023.12.30

'Today is your birthday.'
(오늘은 당신의 생일입니다.)

길어서 더 인상적인 천안역 지하상가 핸드 크래프트 가방 공방의 상호이다. 이 문장에는 공예가이자 디자이너이인  진희경 대표의 철학이 가득 내포되어 있다.

"우리가 해피 버스데이 노래를 부르며 케이크에 초를 꽂아 생일을 축하해주는 이유가 있잖아요. '태어나줘서 고마워. 축하해.' 그만큼 생일은 생명의 가치를 강조하는 날이에요. 오늘은 당신이 태어난 생일이고, 당신은 특별하고 귀한 존재이기에 축하받아 마땅하다. 우리 모두가 다 그런 존재다-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어요.“

생일하면 또 선물아니겠는가. <TODAY IS YOUR BIRTHDAY>>의 유니크하면서도 실용적인 제품들은 선물로서도 제격이다. 모두의 생각과 개성이 저마다 다르듯 진대표의 핸드 크래프트 가방들도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맞춤형 제품이기 때문이다. 취향에 따라 사이즈와 컬러, 끈 길이와 디자인 등 세세한 부분까지 다양한 커스텀이 가능하다. 받는 이의 행복을 위해 정성과 섬세함을 엮은 손길 속에서 탄생하고 있다.

다시 디자인의 세계로

진희경 대표는 본래 영화 연출을 전공했었다고 한다. 영화 제작사를 다니면서도 디자인에 대한 열정을 떨치지 못해 결국 퇴사를 하고 삼성디자인교육원(SADI)의 패션디자인과에 수석 입학하게 되었다. 3년 전문 과정을 거쳐 졸업 후엔 쌈지의 ‘쌤이라는 브랜드에서 여성복 디자이너로 일하다 본인의 의류 브랜드도 론칭했다.
이렇듯 베테랑 디자이너인 그녀가 천안역 지하상가에 공방을 운영하게 된 것은 216월부터이다. 

이사를 와서 낯선 지역이라 처음엔 막막했지만 충남 정보문화산업진흥원의 지원으로 이곳에서 새롭게 시작할 수 있었어요. 예전부터 직접 디자인해서 제작해보고 싶었던 가방에 대한 꿈을 실현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핸드 메이드(made)가 아닌 핸드 크래프트(craft)

"저는 '장인 정신'이라는 말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좋아해요. 핸드 메이드라고 안 하고 굳이 핸드 크래프트라고 부르는 이유도 '공예(craft)'라는 말속에 장인 정신이 더 깃들어 있는 느낌이라서 쓰고 있어요. 고객이 가방의 모든 디테일한 부분 하나하나까지도 마음에 착 맞아서 오래 들고 싶게 만드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100% 수작업으로 이뤄지고 스스로 만족스럽지 않으면 원가가 얼마든 다 뜯고 다시 만들 정도로 진심이에요. 고객의 취향과 저의 정성이 온전히 맞닿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고 있어요. 구매 후 1년 동안 A/S 품질 보증도 해드립니다."

진대표의 작품은 강렬한 원색 컬러 패턴이 돋보이는 스트랩과 매듭 키링 장식이 포인트이다. 베이스가 천 재질이지만 겉감과 안감 모두 특수 코팅이 되어 있어서 생활방수와 오염에도 강하고 원단 자체도 튼튼하여 두고 두고 오래 쓸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환경보호가 세상의 중요 과제가 되면서 에코백 많이들 들고 다니시잖아요. 취지는 좋은데 특성상 몇 번 들고 다니면 지저분해지고 빨면 후줄근해지고 이런 단점들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에코백의 장점인 친환경성과 수납력은 그대로 살리되 예쁜 디자인과 튼튼함, 거기에 개성까지 갖춘 나만의 가방이 있으면 정말 좋겠다 싶어서 디자인하고 제작하게 되었어요."

실제 한 번 산 고객은 매우 만족하여 종류별 재구매율도 높고, 그 고객의 가방 실물을 본 주변인이 예쁘고 편하겠다며 함께 다시 찾아와주시는 경우도 종종 있어 감사한 마음이라고 한다. 지하상가의 유동인구가 많지 않은 편인데도 꾸준한 매출이 있는 것은, 그만큼 진대표가 장인 정신으로 온 마음을 다해 만든 제품들의 가치가 소비자의 마음에도 와닿기 때문일 것이다.

뜬구름 작업가의 드림 메이킹

진희경 대표는 <일상서재> 이의용 대표의 프로젝트를 통해 「나는 뜬구름 작업가입니다.」라는 제목의 독립 출판 서적을 발간한 작가이기도 하다.

"전 지금까지 뜬구름같은 이상을 줄곧 쫓아 살아왔던 거 같아요. 지금 이 일을 하며 스스로도 몰랐던 저에 대해 깨달은 것이 있어요. 전 하고 싶은 것을 실제화해서 직접 손을 통해 만들어가는 그 과정 자체를 굉장히 즐긴다는 거예요. 내가 평면적으로 디자인한 막연한 무언가가 내 손에서 입체가 돼서 제 형태로 나왔을 때의 그 감동이 있어요. 비로소 지금껏 찾아 헤매던 꿈의 실체에 다가서는 느낌이었어요."

사실 '뜬구름'이라기엔 그녀의 삶은 어떤 선택이든 너무나 건설적이었고 유의미한 과정이었다. 삶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아도, 완벽하지 않아도, 그 끝이 비록 완성형이 아닐지라도 세상 속에서 자신의 목표를 갖고 열심히 살아내는 것 자체가 빛나는 존재라는 그녀의 꿈은 소박하지만 아름답다.

“제가 디자인을 시작하게 된 건 어느 작고 오래된 공방에 할머니가 앉아 재봉틀을 돌리는 이미지 하나가 마음에 콕 박혔기 때문이에요. 저도 그렇게 오래오래 저의 작업실에서 만들고 싶은 것을 마음껏 만들며 세상과 소통하고 싶습니다.”

가방 디자이너이자 공예가, 클래스 강사까지 다재다능한 진희경 대표의 드림 메이킹은 현재진행형으로 상승 기류와 함께 도약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biirthda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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