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민이
공유하는 예술극장
천안대학로예술극장

44번째 이야기 / 2021.05.21

“무대가 없어서 공연을 못하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환영합니다.”

류중열 단장님은 80년대 서울 대학로 파랑새 극장에서 연출자로 무대예술을 시작한 실력파 무대감독이다. 천안에 내려온 2003년에 류단장님 주변으로 예술인들이 모여 천안의 인물, 역사, 지명을 주제로 무대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동남구청 맞은편에 대학로예술극장을 열고 천안아리랑, 백범김구, 여걸소서노를 공연했다. 작년에는 코로나로 힘든 조건인데도 능소전, 천안아리랑을 무대에 올렸다.

“공연을 못하면 우리같은 사람들은 살이 빠집니다.”

천안아리랑을 공연한 작년 11월에 비해 류중열 단장님은 부쩍 야윈 모습이었다. 털털하게 웃으며 단장님은 한동안 닫혔던 <천안 대학로예술극장> 문을 열고 무대로 기자를 안내했다. 공연장에는 아직도 작년에 공연한 ‘천안아리랑’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천안대학로예술극장

2020년의 공연은 단장님에게도 뜻깊은 공연이었다. 2003년부터 운영했던 명동예술극장이 ‘류중열의 개인극장’이었다면 천안 대학로예술극장은 천안시민들이 공유하는 문화예술복합공간으로 새 출발하는 계기였기 때문이다.

천안대학로예술극장

공연은 천안문화재단의 창작지원사업으로 추진되었다. 거기에 더해 명동상인들과 지역의 동창회 등이 협찬과 후원을 했기에 더욱 풍성한 공연이 될 수 있었다.

류중열 단장님은 천안에서 나고 자랐다. 그런데도 천안에 대해서 잘 몰랐다고 고백한다. 천안에서 연극을 하다 보니 천안의 역사, 천안의 지명, 천안의 인물을 소재로 삼게 되고 천안의 정신을 새롭게 알아가고 있다고 한다.

“천안에 오니 저절로 천안찾기가 됩니다. 여걸 소서노는 천안의 대표적인 인물이에요. 비록 17년간 살았지만 우리 역사에 이만한 여걸이 있을까요? 우리가 연극으로 소서노를 각인시켰다는 거. 그게 예술의 힘이지요.”

앞으로도 류중열 단장님은 천안 찾기를 극단의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천안대학로예술극장

개인극장에서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

류중열 단장은 중앙대 연극영화과에서 연출을 전공한 실력자이다. 연극 영화계에서 연배도 무척 높다. 87년도와 88년도 대학로 샘터 파랑새 극장에서 ‘쫄병수첩’ ‘고도를 기다리며’를 공연했고, ‘마굿간’은 6개월 장기공연을 했다. 이렇게 6개월 이상 공연하는 것을 ‘롱런’이라고 하는데 시즌마다 관객동원에 톱을 달린 실력파 연출가였다.

천안대학로예술극장

연출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동아리 출신인데 비해 단장님은 대학에서 전공한 연출자로 이름이 알려졌었다. 2004년과 2005년에도 한암 아트홀에서 ‘하얀 눈이 내리네’ ‘그것은 목탁 속에 작은 어둠이었네.’를 공연했다. 천안에 내려와서도 극장이름에 대학로를 넣은 것은 본인이 대학로에서 나고 자란 거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단장님은 연극계의 원로라거나 예술가로서의 권위를 내세우지 않았다. 지금은 모든 사람이 세익스피어가 될 수 있는 자기표현의 대중예술 시대이기 때문이다.

공간과 무대가 필요한 시민이라면 누구나 환영합니다.

“어떤 공연이든 무대가 필요하다면 명동예술극장으로 오세요. 무용이나. 음악, 재즈도 좋습니다. 전시나 세미나도 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놨어요.”

연극은 돈 버는 일과는 거리가 있기 때문에 극장을 운영하는 일이 쉽지는 않다. 천안에서 예술극장을 운영하는 동안 아파트 한 채를 날렸다고 단장님은 말했다. 더구나 코로나까지 겹치면서 더더욱 힘든 시기가 되었다. 그래도 어렵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공연하고 연출하는 일이 너무 즐겁기 때문이다. 천안 대학로예술극장이 천안문화의 메카가 되도록 하고 싶다는 소망을 류중열 단장님은 가지고 있다.

천안대학로예술극장

나이가 들어도 공연과 연극에 대한 열정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극장이 복합문화공간으로 역할을 시작했으니 대관도 많이 해주시면 좋겠다고 소망을 내비치기도 했다. 후원하실 시민들, 연기 지망생도 대 환영이다. 천안 대학로예술극장은 천안역힐스테이트 맞은 편 정곰탕집 지하1층이다. 80평이나 되는 넓은 공간이라서 관람객 50명은 거뜬히 들어올 넓이다.

작년에 품바공연이 기획되었으나 취소되어 아쉬움이 남았었다. 21년에는 <여걸소서노>를 재공연할 계획이다. 녹음이 우거지는 계절을 맞아 천안 대학로예술극장도 기지개를 펴고 있다.

대관문의 및 후원/ 010 - 5266 - 17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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